Another Angle

에세이 · 적분

미적분의 기본정리는 장치 하나를 두 번 읽은 것이다

미분과 적분이 왜 서로를 되무는지 — 주사기, 물탱크, 그 사이의 물

2026년 9월

물탱크를 채우는 주사기는 장치 하나다. 탱크에 서 있는 물이 적분이고, 그 수위가 지금 이 순간 얼마나 빠르게 오르는지가 미분이다. 미적분의 기본정리는 두 과목 사이에 놓은 다리가 아니라, 끝 높이에서 시작 높이를 뺀 값이 주사기가 밀어 넣은 물과 같다는 밋밋한 관찰이다. 나머지는 그 문장을 기호로 옮긴 것뿐이다.

이 정리는 보통 미적분 첫 학기의 마무리 한 방으로 등장한다. 미분과 적분을 몇 주씩 따로 키워 놓은 끝에 둘을 묶어 주는 거의 기적 같은 문장으로. 바로 그 구도가 이걸 심오하면서 동시에 임의롭게 느끼게 만든다. 둘을 같은 작업대에 올려놓으면 신비가 사라진다. 애초에 두 물건이 아니었다.

그 장치

탱크 하나와 거기에 물을 밀어 넣는 주사기를 떠올리자. 지금 벌어지는 일을 두 숫자가 설명한다. 하나는 수위, 지금 탱크에 든 물의 양이다. 다른 하나는 변화율, 그 수위가 얼마나 빨리 오르는가이고, 이는 그 순간 피스톤의 단면이 정한다. 굵은 피스톤을 밀면 수위가 확 뛰고, 가는 피스톤을 밀면 슬금슬금 오른다.

수위를 F(t), 변화율을 f(t) 라 부르자. 이 둘은 마침 같이 재고 있는 별개의 양이 아니다. 변화율은 곧 수위의 미분이다. f = F′. 그리고 수위는 곧 쌓인 변화율이다. 탱크에 물이 얼마나 들었는지 알려면 피스톤이 지금까지 밀어 넣은 걸 전부 더하면 된다. 관계는 이게 전부이고, 이미 대칭이다.

앞으로 읽기: 미분

수위에서 출발해 그게 얼마나 빨리 오르는지 묻자. 그게 2장의 nudge 비율이다. 시간을 아주 조금 dt 흘려보내고, 물이 dF 만큼 오르는 걸 보고, 변화율을 dF/dt 로 잡는다. 수위를 미분하면 그 순간 피스톤의 단면이 나온다. 넓이도 없고, 합도 없다. 그저 시간에 대한 수위의 기울기다.

뒤로 읽기: 적분

이번엔 변화율에서 출발해 수위를 묻자. 얇은 시간 조각 동안 더해진 물은 변화율 곱하기 조각의 폭, f(t) · dt 다. 조각들을 줄 세워 더한다.

들어간 물 = ∫ f(t) dt

이 합이 적분이다. 그리고 변화율을 시간에 대해 그린 그래프에서 이것은 변화율 곡선 아래 넓이이기도 하다. 각 항 f(t)·dt 가 얇은 직사각형의 넓이, 곧 높이 곱하기 폭이기 때문이다. 넓이는 나중에 억지로 짜 맞춰야 할 적분의 두 번째 뜻이 아니다. 쌓인 변화율을 옆에서 본 모습이다.

+C 는 이미 들어 있던 물이다

변화율은 수위가 어떻게 변하는지만 말해 줄 뿐, 어디서 시작했는지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. 같은 주사기로 채우는 탱크 둘이 하나는 반쯤 찬 채로, 하나는 빈 채로 시작하면, 매 순간 변화율은 같고 수위는 영원히 다르다. 그러니 변화율에서 수위를 되찾는 일은 언제나 알 수 없는 시작량만큼의 여지를 남긴다.

F(t) = ∫ f(t) dt + C

C 는 시각 0 에서 이미 탱크에 들어 있던 물이다. 답에 억지로 붙인 형식처럼 보이지만, 실은 변화율이 물리적으로 담을 수 없는 단 하나의 정보다. 그래서 수위가 아니라 변화를 묻는 순간 이 값은 사라진다.

두 읽기가 만나는 이유

시각 a 와 b 사이에 들어간 물을 묻자. 뒤로 읽으면 그 구간에서 변화율을 적분한 값이다. 앞으로 읽으면 그냥 끝 수위에서 시작 수위를 뺀 값이다. 그 차이가 곧 들어온 물이기 때문이다. 둘은 같은 양이므로

∫ab f(t) dt = F(b) − F(a)

이것이 미적분의 기본정리다. 시작 물 C 는 F(b) 에도 F(a) 에도 똑같이 서 있다가 뺄 때 상쇄되어 사라졌다. 왼쪽을 읽으면 변화율을 더하는 것이고, 오른쪽을 읽으면 수위의 차 하나를 구하는 것이다. 정리가 말하는 건 이 둘이 탱크에 든 물을 부르는 두 이름이라는 것뿐이다.

보통의 설명에서 이게 우연처럼 느껴지는 건 양변을 너무 다르게 계산하기 때문이다. 한쪽은 얇은 넓이의 무한한 합이고, 다른 한쪽은 뺄셈 하나다. 장치는 둘 다 계산하지 않고도 왜 같은 수에 닿을 수밖에 없는지 보여 준다. 들어간 물은 들어간 물이다.

부호는 어디서 오나

피스톤을 미는 대신 당기면 수위가 내려간다. 변화율이 음수가 되고, 그 구간의 적분도 음수가 되어 물을 더하는 게 아니라 뺀다. 정적분이 부호 있는 총합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. 넓이 그림에서는 변화율이 0 아래로 내려가는 구간이 축 아래 넓이로 세어지는데, 같은 사실이 옷만 갈아입은 것이다.

평균변화율

한 조각이 더 공짜로 떨어진다. 들어간 물을 걸린 시간으로 나누자.

[F(b) − F(a)] / (b − a)

이것은 같은 시간에 같은 물을 실어 날랐을 하나의 일정한 단면, 곧 변하지 않는 피스톤 하나다. 구간에서 변화율의 평균이고, 평균변화율과 할선의 기울기가 같은 수인 이유이기도 하다. 둘 다 총 오름을 거리에 고르게 펴 놓은 것이다.

경제학 속 같은 장치

이 챕터는 경제학 시리즈가 열리는 자리에서 닫힌다. 그 장치가 이미 다른 이름표를 달고 거기 서 있기 때문이다. 시간의 자리에 생산량 Q 를 놓자. 그러면 한계비용 MC(Q) 가 변화율 — 다음 한 단위의 비용, 피스톤의 단면 — 이고, 총비용 TC(Q) 가 수위, 탱크에 든 물이다.

TC(Q) = ∫0Q MC(q) dq + FC

고정비용이 바로 +C 다. 생산량 0 에서 이미 장부에 올라 있는 비용, 첫 단위를 만들기도 전에 탱크에 들어 있던 물. 아무것도 안 만들어도 그만큼은 든다. 그러니 "총비용은 한계비용 곡선 아래 넓이에 고정비용을 더한 것"은 외울 공식이 아니라, f 자리에 MC 를 적은 미적분의 기본정리다. 같은 독법으로 총수입은 한계수입 아래 넓이가 되고, 총효용은 한계효용 아래 넓이가 된다. 하나같이 변화율에서 되찾은 수위다.

차오르는 걸 직접

이 장치는 종이 위보다 움직일 때 훨씬 믿기 쉽다. 챕터는 탱크와 그걸 채우는 주사기를 움직이는 그림으로 보여 준다. 수위가 넓이이고 단면이 기울기인 것을 같은 순간에 볼 수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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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erivatives and Integrals, Made Physical

시리즈 6장이 장치 전체를 짓는다 — 탱크와 주사기, +C 와 부호가 어디서 오는지, 그리고 장치 하나를 두 번 읽은 미적분의 기본정리. 나레이션은 영어, 한국어 자막이 있다.

"미적분의 기본정리" 대목부터 재생 · 챕터 페이지 (영어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