에세이 · 이변수함수
음함수의 미분은 등고선의 기울기다
dy/dx = −fx/fy 는 어디서 오고, 그 마이너스는 왜 거기 있나
x 와 y 로 적힌 식 하나는 곡면의 등고선이다.
높이가 똑같이 나오는 바닥 점들을 모아 놓은 것. 그 위를 걷는다는 건
고도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고, 그러면 걷는 방향의 기울기가 0 이어야 한다.
이 조건 한 줄을 적으면 dy/dx = −fx/fy 가 마이너스까지
붙은 채로 나온다.
음함수의 미분은 보통 손동작으로 배운다. 양변을 미분하고, y 가 실은
x 의 함수니까 미분할 때 dy/dx 가 딸려 나온다는 걸 기억하고, 항을 모아
나눈다. 계산은 되지만 설명은 없다. 마이너스가 어디서 왔는지, fy 가 왜
아래로 내려갔는지, 애초에 무엇을 미분한 건지는 그대로 남는다.
식 안에 숨어 있는 곡면
x² + y² = 25 를 보자. 좌변은 숫자 둘을 먹고 하나를 내놓는 기계다.
f(x, y) = x² + y². 바닥의 모든 점을 먹이면 출력들이 머리 위에 곡면 하나를
그린다. 여기서는 그릇 모양이다. 식은 그 곡면 전체를 묻고 있는 게 아니라, 그릇의 높이가 정확히
25 인 바닥 점들만 고르고 있다.
그렇게 골라낸 점들의 모임이 등고선이다. 지도에 그려진 그 등고선과 같은 물건이다. 높이 하나, 그 높이에 닿는 모든 자리. 이 경우엔 반지름 5 인 원이고, 식이 원처럼 보였던 이유도 그것뿐이다.
그러니 "x² + y² = 25 의 기울기"는 바닥에 그려진 곡선에 대한 질문이고,
그 곡선이 어디로 갈지는 머리 위 곡면이 정한다.
방향마다 기울기가 따로 있다
바닥의 한 점에 서 보자. 직선 위에서는 nudge 할 방향이 앞뒤 둘뿐이었다. 바닥은 평면이라 360도가 전부 nudge 할 방향이다. 어느 쪽으로는 땅이 오르고, 어느 쪽으로는 내려가고, 나머지는 그 사이 어딘가를 한다. 방향마다 자기 기울기가 있다.
그중 둘에는 이름이 붙어 있다. 북쪽을 고정하고 동쪽으로 한 걸음 nudge 했을 때의 높이 변화가
fx, 곧 x 에 대한 편미분이다. 북쪽으로 한 걸음 갔을 때가
fy. 각각 α, β 라 부르자.
나머지 방향은 전부 이 둘로 지어진다. 각도 θ 쪽으로의 한 걸음은 동쪽 블록
cosθ 개에 북쪽 블록 sinθ 개다. 그 점 근처에서 곡면은 기울어진
평면이므로, 높이 변화도 똑같은 방식으로 지어진다.
높이 변화 = α cosθ + β sinθ
이것이 방향미분계수다. 그리고 이건 행렬의 열이 기저벡터의 도착지가 되는 이유와 같은, 블록을 세는 이야기다. 두 번만 재면 360도가 전부 딸려 온다.
높이를 지킨다는 건 기울기 0 을 요구하는 것
이제 등산객을 등고선 위에 세워 두자. 그 선을 따라 걷는다는 건 고도가 전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고, 그러면 걷는 방향의 기울기가 0 이다. 높이 변화를 0 으로 두고 무엇이 강제되는지 보자.
α cosθ + β sinθ = 0
sinθ / cosθ = −α / β
tanθ = −α / β
그리고 tanθ 는 지금 서 있는 평면에서의 높이 변화 나누기 거리, 곧 북쪽 변화를
동쪽 변화로 나눈 값이다. 그게 바로 dy/dx 다.
dy/dx = −fx / fy
한 줄이고, 연쇄법칙은 쓰지 않았고, 늘 임의로 보이던 두 가지가 이유를 달고 도착했다. 마이너스는
합을 0 으로 둔 데서 나왔다. 분모의 fy 는 그것으로 나눈 데서 나왔다.
마이너스는 붙을 수밖에 없었다
동쪽으로 가도 땅이 오르고 북쪽으로 가도 오른다고 하자. 두 편미분이 다 양수다. 이때 고도를 유지하려면 동쪽으로 간 만큼이 빚이 된다. 이미 높이를 벌었으니 갚는 길은 남쪽으로 가는 것뿐이다. 평평하게 가는 길에서 동쪽과 북쪽이 동시에 늘어날 수는 없다.
마이너스가 말하는 건 그것뿐이다.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되물러야 하니 부호가 어긋나야 한다.
얼마나 되물러야 하는지는 α/β 가 정하고, 누가 되무는지는 마이너스가 정한다.
분모가 죽는 자리
그 점에서 fy = 0 이면 남북으로 움직여도 높이가 전혀 변하지 않는다. 그러면
등고선이 곧 그 남북 방향 직선이다. 오르지 않고 얼마든지 걸을 수 있다. 바닥에서 남북 직선의
기울기는 수직이고, dy/dx 는 거기서 유한한 값을 갖지 않는다.
공식은 이걸 숨기지 않는다. 분모가 0 이 되면서 실패를 드러내 놓고 보여 준다. 외워 쓰던 절차가
한 번도 해 주지 않던 일이다. 원 x² + y² = 25 에서는
(±5, 0) 두 점, 원이 똑바로 서 있는 자리다.
그래디언트의 말로 옮기면
편미분 둘을 벡터 하나로 묶자. ∇f = (fx, fy). 그러면 방향
u 로의 높이 변화는 내적 ∇f · u 이고, 등고선 조건은 이렇게
적힌다.
∇f · u = 0
내적이 0 이라는 건 수직이라는 말의 정의다. 그러니 "등고선을 따라 걸으면 높이가 유지된다"와 "그래디언트는 모든 등고선에 수직이다"는 옷만 갈아입은 한 문장이다. 그래디언트가 가장 가파른 오르막인 이유도 같다. 높이를 지키려고 일부러 피하고 있는 방향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.
10초짜리 셋
| 식 | fx | fy | dy/dx | 한 점에서 |
|---|---|---|---|---|
x² + y² = 25 | 2x | 2y | −x/y | (3, 4) 에서 −3/4 |
xy = 12 | y | x | −y/x | (3, 4) 에서 −4/3 |
x³ + y³ = 9xy | 3x² − 9y | 3y² − 9x | −(x² − 3y)/(y² − 3x) | (2, 4) 에서 4/5 |
첫 줄은 이미 믿고 있는 것과 맞춰 볼 만하다. (3, 4) 에서 반지름의 기울기는
4/3 이고, 거기 수직인 접선의 기울기는 −3/4 다. 공식이 말한 값이고,
"그래디언트는 등고선에 수직"이 말한 값이기도 하다. 그래디언트 (6, 8) 이 바로 그
반지름 방향으로 뻗어 있기 때문이다.
경제학 시리즈가 여기 멈추는 이유
무차별곡선이 등고선이기 때문이다. 효용함수 U(x, y) 는 소비묶음이 깔린 바닥 위의
곡면이고, 무차별곡선은 그 곡면의 등고선 하나다. 똑같이 행복한 묶음들의 모임. 한계대체율은 그
곡선 기울기의 마이너스이므로, 위 공식이 이미 이렇게 말하고 있다.
MRS = −dy/dx = Ux / Uy = MUx / MUy
대부분은 이 줄을 정의로 만나고 결과로는 끝내 만나지 않는다. 같은 독법으로 등량곡선과
MRTS 도 글자만 바뀐 같은 문장이 되고, 접점 조건
MRS = Px/Py 도 따라 나온다. 무차별곡선이 예산선에 막 닿는
자리에서는 두 곡선이 같은 방향으로 달리니 두 그래디언트가 나란히 서기 때문이다. 전부
정장을 입은 미분계수다.
직접 올라가 보기
등고선은 언덕이 발밑에 있을 때 훨씬 믿기 쉽다. Open World Discover 는 직접 적은 함수로 지형을 짓는다. 등고선을 따라 걸으면서 높이 표시가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볼 수 있다.